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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가축분 바이오차 제조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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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4-07-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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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가축분 바이오차 제조기술 어디까지 왔나?

  •  백종수 기자 
  •  승인 2024.07.05 10:19
 

가축분 원료 균일화, 건조·탄화, 폐열이용 등 전체공정 ‘미완성’

에너지기술연구원 건조시설 특허

실증결과 민간 기술력이 앞서

생산수율·단가 문제는 해결과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유지호 박사팀이 개발한 가축분 바이오차 제조시설 중 특허기술이 접목된 가축분 건조장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유지호 박사팀이 개발한 가축분 바이오차 제조시설 중 특허기술이 접목된 가축분 건조장치.

 

 

냄새와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축분뇨가 퇴비나 액상 비료로 자원화할 뿐 아니라 바이오가스, 고체연료, 바이오차(bio-char),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고 있다. 자연순환농업에 쓰기도 하고 재생에너지나 활성탄 대체재, 건축자재, 이차전지 음극재 등 용도가 다양하다.

분뇨 특성이 다르기에 돼지, 소, 닭의 똥오줌도 그 쓰임이 조금 다르다. 돼지 분뇨는 중금속이 상대적으로 많고 처리 과정에서 가스 발생이 많아 바이오가스를 얻기에 좋은 재료가 된다. 소와 닭의 똥은 열분해 과정을 거쳐 ‘영구 퇴비’라는 바이오차로 제조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바이오차는 토양개량 등 영구적인 퇴비효과를 얻을 수 있을뿐더러 탄소를 가두고 있어 탄소배출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가축분 바이오차는 목질 원료의 바이오차에 견줘 온실가스 배출을 2배 이상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차 시범사업자 3곳 선정

바이오차는 350℃ 이상의 온도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목재나 가축분뇨 같은 유기성 물질(바이오매스)을 열분해해 만드는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9년 바이오차가 탄소 활용저장기술로 65∼89%의 탄소를 고정한다고 인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1년 9월‘가축분 바이오차 사업단’을 꾸려 민관학연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이듬해 1월‘가축분 바이오차 생산 및 이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같은 해 10월 농식품부는 바이오차 생산기반 조성 시범사업자로 익산군산축협(20톤/일), 영덕울진축협(10톤/일), 의성 가금농장(15톤/일)을 선정해 생산시설 지원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당시 “축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 위해 적정 퇴비 수요를 초과하는 가축분을 바이오차로 전환해 기존 퇴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온실가스 등을 줄이고, 가축분 처리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에 주목해왔다” 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함수율 75%의 가축분뇨 100톤을 퇴비화하면 퇴비 42톤을 얻는데 처리 기간은 평균 30일 이상 걸린다. 중금속 잔류 가능성이 있는 데다 퇴비제조 과정이나 살포 시 악취가 발생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단점이 있다.

같은 양의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만들면 약 20톤을 생산하고 처리 기간은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분뇨가 나오면 바로 처리하기에 악취가 없고 중금속 용출도 줄어든다. 탄소를 붙잡아 두기에 온실가스도 줄인다.

퇴비에 견줘 바이오차의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가축분뇨에 포함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분해되기 어려운 구조로 고정돼 농경지나 수질, 대기 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은 포기, 영덕울진축협은 검증단계

의성에 가금농장 닭똥을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시설을 갖추고 바이오차 양산에 성공한 바이오씨앤씨 김창섭 대표는 가축분 바이오차의 최고장점으로‘영구 퇴비효과’를 꼽았다. 보비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일반 퇴비와 달리 바이오차는 수많은 공극에 있는 미생물이 끊임없이 활동함으로써 한 번 주면 거의 영구적으로 퇴비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땅이 거름기를 오래 지니는 보비력과 보습력을 비롯해 유용 미생물 증가, 연작장해와 염류집적 개선, 산성토양 개선, 탄소저장 인정 등이 농림부산물과 목질 원료를 포함한 바이오차의 공동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가축분 바이오차의 특장점은 이외에도 악취와 가스를 없앤다는 점, 가축분 고유의 영양성분을 보유하고 토양개량을 지속해 증진한다는 점, N+P+K(질소+인산+칼리)가 최소 9 이상으로 복합비료를 따로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꼽힌다.

농식품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바이오차 시범사업은 처음부터 삐걱댔다. 가장 큰 처리용량의 익산군산축협 사업은 첫 삽을 뜨지 못했다.

국비와 도비 무상지원 64억여 원을 포함해 모두 92억 원의 시설투자비를 예측했던 익산축협은 재설계를 통해 240억 원 이상 필요하다는 결론에 망연자실, 대의원총회에서 사업추진이 부결됐다. 시범사업자에 선정됐음에도 투자비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소 500∼600두 규모 생축장에 가축분 바이오차 생산시설을 갖춘 영덕울진축협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가축분뇨만이 원료가 아닌 탓에 비료 공정규격 상 ‘가축분 바이오차’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가축분 이동이나 수거 없이 생축장 내 퇴비시설 등을 그대로 이용해 바이오차 제조시설을 갖췄기에 시설투자비는 12억 원 수준이었다. 깔짚으로 쓴 왕겨나 톱밥이 분뇨와 함께 원료로 쓰이고 있다. 유해성분분석이나 실증재배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의성은 성공적, 기술 안정화 기대

바이오씨앤씨가 사업을 벌인 의성 가금농장의 바이오차 생산시설은 꽤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연료비 제로’의 플랜트, 소똥의 염분 농축문제를 해결한 공정기술, 폐수를 방류하지 않고 재이용하는 시스템, 수많은 공극에 복합 미생물이 충전된 기능성 바이오차 생산 등 전처리 단계부터 완제품 생산, 가스 회수와 재이용 시스템까지 두루 갖췄다.

바이오씨앤씨는 현재 의성 생산시설에서 하루 3톤 안팎의 바이오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운영인력 보강 등을 통해 하반기에는 하루 15톤의 계분(닭똥)을 원료로 해 바이오차 5∼6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시험연구기관의 검사 성적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바이오차는 염분 함량, 질소 함량, 중금속 등 유해성분 성적 등 전 항목에서 비료 공정규격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분은 우분 바이오차와 계분 바이오차 각각 1.52%, 1.11%로 함량 2% 미만을 충족했으며 질소의 경우 각각 2.23%, 3.49%로 기준 2% 이상에도 적합했다. 비소와 카드뮴은 두 제품 모두 검출되지 않았고, 납, 크롬, 구리, 니켈, 아연 등 유해성분 검출량도 기준치를 하회했다.

바이오씨앤씨는 이 같은 성적서를 근거로 6월 28일 가축분 바이오차로 ‘비료 생산업’등록을 마쳤다. 가축분 바이오차 비료 생산업 등록은 바이오씨앤씨가 최초이자 지금까지 유일하다.

김창섭 대표는 “부숙퇴비 다섯 포 쓰던 것을 우리 바이오차 1포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본다고 농업인들이 말씀하시니 뿌듯했다” 라며 정부가 2030년에 연간 가축분뇨 450만 톤을 바이오차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맞게 생산시설투자 예산을 늘리고 소비시장 확대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후변화와 탄소배출권 시장 성장세 등을 보면 가축분 바이오차는‘게임 체인저’이자 대세가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라며 유럽이 탄소 국경세를 신설하고 1000조 이상의 탄소배출권 시장을 주도하는 사실 등을 고려해 세계적인 가축분 바이오차 기술을 대대적으로 보급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유지호 박사팀이 충남 청양의 칠성에너지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가축분 바이오차 제조기술은 가축분 수분함량을 20% 미만으로 건조하는 장치부문에 특허기술을 보유했을 뿐 전체 제조공정으로 보면‘실험’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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